서울지하철노동조합 차량지부 지축정비지회입니다.
 

 
   


남북경협사무소 당국인원 철수의 배경과 의미
난나  2008-03-27 21:33:30, 조회 : 1,827, 추천 : 289

이명박 정부의 대북정책을 주시해오던 북측이 마침내 행동으로 불만을 표출해 파문이 예상된다.
개성공단에 자리잡은 남북경협협의사무소에 근무 중이던 남측 당국 인원 11명을 사실상 내쫒은 것이다.

북측이 적시한 사유는 지난 19일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개성공단 입주기업 간담회에서 “북핵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가 어렵다”고 한 발언 때문이다.

북측이 남측 당국자의 방북을 거부하는 등 간접적 방식으로 불만을 표출한 적은 종종 있었지만 북측지역에 상주하고 있는 남측 당국 인원의 철수를 요청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북은 왜 침묵을 깨뜨렸나?

그렇다면 북측은 왜 이 시점에 김 장관의 발언을 문제삼았을까?

새 정부가 들어선 뒤 가급적 공개적 비판을 자제하며 지켜보던 북측은 키-리졸브 한미합동군사연습을 계기로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기 시작했다. 이 과정에서 금강산에서의 민간 경협협의가 일시 중단됐고, 군사훈련이 본격적으로 진행되던 3월 초에는 민간단체들의 평양 방문길이 잠시 묶이기도 했다.

또한 지난 4일 남측 정부 대표가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북한에 ‘인권개선을 위한 적절한 조치’를 촉구한 데 대해서도 북측은 즉각 조국평화통일위원회(조평통) 대변인 담화를 통해 강력히 반발한 바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북 유엔대표부 박길연 대사는 “한국의 정권이 바뀌어도 남과 북의 수뇌부(정상)가 상봉해서 공표한 약속은 실행돼야 한다”며 “이명박 씨가 어떻게 하는지 앞으로 두고 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함께 북측은 기회있을 때마다 남측 정부에 대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 이행을 촉구해왔다.

북측은 자신들이 ‘보수집권세력’이라고 부르는 남측 새 정부의 행보를 지켜보다가 김 장관의 발언을 계기로 행동조치가 필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0.4선언 외면한 통일부 업무보고가 ‘기름’?

북측이 김하중 통일부 장관의 발언을 구체적 표적으로 삼은 것은 이명박 정부의 ‘비핵.개방.3000’으로 대표되는 대북정책에 대한 불만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된다.

‘비핵.개방.3000’은 기존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가 북핵문제 해결과 남북관계 발전을 병행 추진하던 데서 벗어나 이 둘을 연계시킨 ‘사실상의 선핵포기론’이라고 판단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핵문제가 타결되지 않으면 개성공단 확대가 어렵다”는 김 장관의 발언은 10.4선언에 명기된 “남과 북은 개성공업지구 1단계 건설을 빠른 시일안에 완공하고 2단계 개발에 착수하며”라는 합의를 정면으로 거부한 것으로 판단했을 것이다.

북측이 남북경협협의사무소의 남측 당국 인원의 철수시한으로 통보한 26일 아침, 김하중 통일부 장관은 지난날의 대북정책을 ‘반성’하며 이명박 대통령에게 연두 업무보고를 했다.

특히 이 보고서에는 10.4선언에서 합의했던 서해평화협력특별지대나 조선협력단지, 개성공단 2단계 개발 사업 등이 모두 빠져있었다. 대신 이 대통령의 대선 공약이었던 ‘나들섬 구상’이 12대 과제 중 하나로 중요하게 다뤄졌다.

더구나 대통령은 이 업무보고 자리에서 느닷없이 91년 남북기본합의서 정신을 꺼내들었지만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에 대해서는 단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오히려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비켜가기 위해 남북기본합의서를 꺼내든 모양새라고 보여질만 하다.

26일 오후부터 북측의 철수 압박이 높아진 것도 이와 연관이 있을 것이라 관측이 지배적이며, 27일 고위 당국자도 이를 부인하지 않고 “통일부 업무보고 내용도 감안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수위조절된 경고조치?

그러나 북측의 이번 행동조치는 사전에 철처하게 계산된 제한적인 조치로서 일종의 강력한 경고조치로 보인다.

무엇보다 북측지역에 유일하게 상주하고 있는 당국 인원 11명 만의 철수를 요구한 것이 그 증표이다.

개성공단 내에 상주하는 남측 인원은 개성공단관리위원회 임직원은 물론 개성공단 내 기업체 관계자들도 모두 민간인 신분이다. 일부 통일부 직원이 파견나온 경우도 공무원 신분을 일시 반납하고 근무하는 형식을 취하고 있다.

경협사무소의 경우도 당국 인원 11명을 제외하면 KOTRA(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 수출입은행, 중소기업진흥공단 관계자 3명과 시설관리 기능인력 2명 등 5명의 민간인이 상주하고 있다.

북측은 이들의 철수는 요구하지 않아 경협사무소의 남북 경협 중개업무는 큰 차질을 빚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물론 개성공단 가동과 운영에도 아직까지 아무런 지장이 없다. 통일부 김중태 남북경제협력국장도 27일 브리핑에서 “개성공단 관련해서는 이제까지 해온대로 생산활동하는데 별다른 지장이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확인했다.

따라서 이번 북측의 조치는 남북경협사업에 직접적 타격을 주지 않으면서도 남측 당국을 정확하게 겨냥한 수위조절된 경고조치로 풀이된다.

한국판 'ABC 정책', 힘겨루기와 마찰 불가피

이번 북측의 조치에 대해 각별한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은 향후 남북관계가 어떻게 풀려나갈 것인지 전망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가 통일부 업무보고를 통해 6.15공동선언과 10.4선언을 외면하고 지난 10년간의 대북 화해협력정책과의 차별화를 공식 시도함으로써 당분간 남북관계의 경색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물론 이번 통일부의 업무보고는 기본 골격만 제시된 셈이고 구체적인 남북대화 추진이나 대북 경협.지원사업 등은 4.9총선과 4.19 한미정상회담 이후에야 현실화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북측의 본격적인 행동조치 역시 좀더 시간을 두고 서서히 표출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이미 새 정부의 대북정책의 얼개가 나와 있는데다 총선과 한미정상회담 등을 앞둔 상황이어서 북측의 경고조치가 추가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다.

예를 들어 26일 김태영 합참의장 내정자가 국회 인사청문회에서 '북한 핵기지 선제 타격론'를 거론했는가 하면, NLL(서해상 북방한계선)은 영토개념에 준한다는 발언, 북한의 급변사태에 대비한 ‘개념계획 5029’의 작전계획화 검토 발언 등도 북측으로서는 가만히 두고만 볼 수 없는 사안이다.

유효 시한이 있는 봄철 비료지원에 대해서 북측의 지원요청을 지켜보자며 팔짱만 끼고 있는 남측 정부가 이번 북측의 조치를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향후 남북관계의 향방이 결정될 가능성도 있지만 현재로서는 남측 정부가 입장이나 태도를 바꿀 것 같아 보이지는 않는다.

미국 부시 대통령도 집권 직후 이른바 ‘ABC(Anything But Clinton) 정책’에 따라 북한과의 협상을 외면해오다 집권 2기에 들어와서 슬그머니 협상의 자리에 돌아왔다.

지난 국민의정부와 참여정부 10년간의 대북 화해협력정책과 차별화를 작심한 듯한 이명박 정부의 입장이 바뀌지 않는 한 북측과의 마찰은 단지 시간문제일 뿐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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